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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rm&Tech] 혈액 보유량 급감 … ‘환자혈액관리(PBM)’ 주목

기술/과학

[Pharm&Tech] 혈액 보유량 급감 … ‘환자혈액관리(PBM)’ 주목

2021-06-11

 

6월 14일은 ‘세계 헌혈자의 날’이다.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이 꾸준히 헌혈을 독려하고 있지만 혈액보유량은 매년 급격한 감소세다. 최근엔 코로나 감염 여파까지 더해 때에 따라 혈액 보유량이 ‘경계’ 수준을 기록한 지역들도 많다. 갈수록 부족한 혈액량을 헌혈을 독려하는 활동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의료현장의 환자혈액관리(PBM) 도입 및 확산과 더불어 ‘고용량 철분 주사제’ 등 최소 수혈 요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 코로나, 그리고 고령화 … 전국이 5일 미만 ‘관심’ 단계 |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전국의 혈액 보유량을 하루 단위로 집계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6월 4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적혈구제제)은 4.0일 분으로, 적정 혈액 보유량 5일분을 밑돌았다. 혈액보유량은 5일분 이상일 때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며, 5일분 미만의 경우 혈액 수급 부족 징후로서 ‘관심’ 단계로, 3일분 미만은 혈액 수급의 ‘부분적 부족’ 징후로 ‘주의’ 단계로 관리된다. 1일 이상∼2일 미만은 ‘경계’, 1일 미만은 ‘심각’ 단계로 일컫는다.

 

혈액관리본부가 밝힌 최근 3년간 헌혈 현황에 따르면 2020년 헌혈 실적은 261만 건 수준으로 3년 전 대비 27만 건(-9.3%)이나 줄어들었다. 혈액적정 보유일수는 85일(23%)로 2018년 160일(43.8%)의 절반가량을 기록했다. 헌혈량은 계획 대비 82.8% 수준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많았던 서울이 74.9%로 가장 낮고 대구·경북 역시 76.6%로 낮았던 반면, 확진자가 적었던 제주는 105.7%로 목표했던 수치보다 높아 코로나가 헌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수술은 줄었지만, 헌혈자 수가 더욱 급격한 감소를 보여 전체 혈액보유량은 꾸준히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가 비교적 단발성 원인이라면, 고령화는 앞으로 당면할 장기적 혈액부족의 원인이다. 국내 모든 혈액은 헌혈로 공급되는데, 헌혈인구는 대부분 청년층이다. 2020년 혈액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별 헌혈자는 10~20대가 56.2%, 30~40대가 33.9%, 50~60대가 10%를 차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출산으로 인해 청년층은 감소하고,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혈액을 소비하는 노년층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혈액수급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에선 이미 자리 잡은 개념 ‘PBM’ |

 

 

‘환자혈액관리(PBM : Patient Blood Management, 환자중심의 혈액관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집행위원회(EC) 등에서 2010년부터 세계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개념이다. 수혈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는 수혈하지 않고, 필요한 환자는 자신의 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미 외국에선 해당 개념을 도입해 상당량의 혈액을 절약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보고한 201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적혈구제제 공급량 자료를 보면, 일본은 26.3유닛, 호주는 27유닛, 캐나다는 21.1유닛인 반면, 우리나라는 41유닛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국내선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78%가 수술 시 수혈 받지만, 호주는 14%, 미국과 영국은 8%만 수혈한다. 심장수술 때도 한국의 수혈률은 76~98%로, 29%인 미국보다 2~3배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최소수혈요법에 앞장서고 있는 박종훈 고대안암병원장은 지난 5월, 병원단위 환자혈액관리 지침서 「병원차원의 적정수혈 길잡이」를 발간했다. 그는 지침서 발간 기념식에서 “PBM 개념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는 도입이 늦었으며, 기존 관습을 버리고 병원단위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며 “지침서를 발간함으로써 많은 병원들이 환자혈액관리 도입에 도움을 받고 선진국형 PBM 모델이 대한민국 의료에 빠른 시간 내 정착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고대안암병원은 2018년 10월 최소수혈외과병원 준비를 위해 ‘무수혈센터’를 개소했다. 무수혈센터는 각 진료부서와 지원부서 등의 협력으로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를 실천했으며, 전 병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고대 안암병원에서는 국내서 가장 엄격한 기준인 헤모글로빈 수치 7g/dL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 병원에 걸쳐 적정 수혈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 고용량 철분주사제 등 대안 부각 |

 

수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들이 주목받고 있다. 수혈 최소화 요법들은 간염이나 에이즈 감염 위험성이 적고, 회복이 빠른 점이 장점이다. 수혈 최소화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고려되는 것이 ‘고용량 철분 주사제’ 활용이다.

 

고용량 정맥 철분 주사제는 적혈구 생산하는 조혈작용에 필수적인 철분을 직접 공급하고, 혈액 내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수술 시 필요한 수혈량을 줄이고,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연구들에 따르면, 수술 전 고용량 철분주사제 투여를 통한 빈혈 교정 등을 통해 수혈을 줄이면 사망률을 28~68%, 입원기간을 15~33%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철분제 외에도 조혈제, 지혈제, 영양보충 등으로 수술 전 수혈이 필요하지 않도록 준비한다면 수혈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밖에 수술 중 흘러나오는 피를 모아 원심분리기로 적혈구 성분만 걸러내 다시 환자에게 집어넣어주는 혈액재활용 장비 ‘셀세이버’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다.

 

세계 헌혈자의 날을 기념하며 유관 정부부처와 기관들이 앞 다퉈 헌혈을 권장하지만 현실은 역부족이다. 날로 부족한 혈액량을 보충하기 위한 안전한 의료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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