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 제약

수술을 앞둔 환자나 장기 입원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필수 영양소를 체내에 공급하는 ‘영양수액 요법’은 필수적이다. 오늘날 영양수액 요법은 에너지 공급이라는 보조적 역할을 넘어 ‘치료’의 첫 단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정맥주사가 아닌 ‘마시는’ 영양수액이 그 효과와 경제성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고령화와 코로나19 등 일상 속 영양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 수술·입원환자 필수 ‘영양수액 요법’ … 환자 상태에 따라 공급 방식도 다양 |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영양소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방식은 바로 ‘음식물 섭취’다. 하지만 수술을 앞두거나 섭식 장애로 인해 일반식을 섭취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에는 필수 영양요소를 체내에 직접 공급하는데, 이를 ‘영양수액 요법’이라고 한다.

영양수액 요법은 크게 정맥주사를 통해 공급하는 정맥영양(Parenteral Nutrition, PN)과 위장관에 직접 영양을 공급하는 경장영양(Enteral Nutrition, EN)으로 구분된다. 정맥영양 방식 중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방식은 말초정맥영양이다. 예상 치료기간이 길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흔히 손이나 팔에 투여하는 수액 주사가 대표적 사례다. 2주 이상 금식이 예상되거나 위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은 보다 큰 정맥에 직접 고칼로리 수액을 주입하게 되는데 이를 중심정맥영양이라 한다. 심장 가까이에 자리한 중심정맥까지 카테터를 삽입해 수액을 공급한다. 중심정맥영양은 에너지 보급 외에도 영양상태 개선을 주요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치료’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경장영양은 위장관 활동은 가능하나 면역 기능이 불완전하고 질환이 있는 경우에 환자에게 첫 번째로 시도되는 영양공급 방식이다. 환자기 직접 마시는 경구영양과 식도에 관을 연결해 위나 장관에 직접 주입하는 경관영양 방식으로 구분된다.

경장영양 수액은 정맥영양 수액에 비해 합병증 위험과 의료비 부담이 적고, 장 점막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차적인 영양요법으로 손꼽힌다. 면역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오메가3와 같은 지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MCT 등 지방산을 통해 장내 흡수율을 높인다. 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3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식욕이 떨어진 환자들이 음식물처럼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맛이나 식감 등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를 개선한 제품들도 출시돼있다. JW중외제약은 옥수수맛‧커피맛‧밀크맛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외과 수술 후 경장영양으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어려울 경우에 정맥영양으로 추가로 영양소를 공급하는 상호보완적인 방식의 ‘Supplemental PN(SPN)’이 유럽과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 새로운 영양 가이드라인으로 소개되고 있다.

| 의료 선진국 경장영양 비중 높아 … 국내 시장도 높은 성장세 유지 |

많은 의료 선진국에서는 환자의 위장관 기능을 최대한 보호하고 심리적, 신체적 안정을 주는 효과와 의료비 부담이 적다는 점을 배경으로 경장영양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정맥영양의 비율이 전통적으로 높았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경장영양의 효과와 효율성이 부각되며 그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장영양 수액 시장 규모는 약 3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8%나 성장했다. 2016년 287억 원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34.4%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앞서 설명한 JW중외제약의 ‘엔커버’와 영진약품의 ‘하모닐란’이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원료 수급 문제로 전체 매출이 소폭 감소했었지만 수급이 정상화되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위장관 기능 유지가 용이하고 보험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제품들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암 투병 환자나 큰 수술을 받은 환자는 치료를 잘 견디기 위해서 필수영양소의 충분한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항암이나 치료 과정에서 식욕과 소화력이 떨어지고 약간의 식사에도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근육과 혈액, 면역물질을 만드는 단백질의 공급이 중요한데, 일반 식사로는 한계가 있어 영양소가 집약된 경장영양제의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 진입했다.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의료현장 밖 일상 속에서도 경장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가 공개한 ‘경장영양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장영양 수액 시장은 2028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와 동시에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홈케어’ 경장영양 수액 시장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 경장영양 수액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북미 지역의 경우, 암, 당뇨병 등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자들의 내원 건수와 영양결핍 문제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