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과 빈곤의 땅에 심은 ‘자립의 희망’… 김용민 명예교수, 제14회 JW성천상 수상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며,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하는 의료인에게 수여하는 JW성천상의 열네 번째 시상식이 개최됐다. 올해는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가자지구와 아프리카 등 분쟁 및 의료 취약지에서 참된 인술을 펼친 김용민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생명을 우선시하는 마음으로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수상자의 이야기와 따뜻했던 시상식 현장을 따라가 본다.
| 음지에서 인술 펼치는 ‘참 의사’ 발굴 JW성천상, 열네 번째 시상식 성료 |

지난 21일,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JW사옥에서 2026 JW성천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경하 JW이종호재단 이사장, 이성낙 JW성천상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수상자 가족 및 지인들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빛냈다.
JW이종호재단을 소개하는 영상 상영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환영사, 심사 경과보고, 수상자 공적 소개, 시상, 수상 소감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2023년 과천에서 새 시대를 열며 ‘JW성천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생명존중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긴 JW는 올해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열악한 의료 기반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김용민 교수를 새로운 수상자로 발표하며 의료 산업계의 이정표로서 그 의미를 이어가게 됐다.
| 분쟁 지역을 누비며 진료를 넘어 ‘의료 자립’을 이끌다 |
제14회 JW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용민 명예교수는 2018년 안정적인 교수직을 내려놓고 의료구호단체 활동가로 변신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에티오피아, 남수단 등 의료 기반이 무너진 분쟁지역과 의료 취약지를 누비며 긴급 구호 활동을 펼쳐왔다.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극한의 현장에서도 총상·외상·감염 환자들을 치료하며 묵묵히 참된 인술을 실천했다.
무엇보다 김용민 교수의 행보는 단기적인 진료를 넘어 현지 의료 체계의 자립을 앞장서서 도왔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탄자니아와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사비를 들여 고난도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 한편, 현지 의료진에게 선진 수술 술기를 전수했다. 또한, 현지 의사들의 한국 연수 체류비를 직접 지원하며 의료 소외 지역이 스스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에서도 요셉의원과 라파엘클리닉을 통해 도시 빈민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 진료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경하 JW이종호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수상자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봉사의 길을 나섰고, 그 걸음은 국경 너머 더 먼 곳까지 닿았다”며 “오늘의 수상은 의료인이 서야할 자리가 어디인지 일깨워 준 오랜 헌신에 대한 보답이자, 우리 사회에 감동과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날 1억 원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 받은 김 교수는 겸허하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다. 30여 년 의료인으로서의 여정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봉사의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 수상 소감 중 일부를 함께 싣는다.

제가 살아온 과정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땜장이’입니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기록하고 완성하는 게 아니고, 저의 특히 어린 시절부터 꽤 오랜 세월을 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급급하던 중에 이따금 땜장이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남들이 가기 꺼려하는 곳 등 누군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경우가 제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죠.
공중 보건의로 소록도에 간 것 역시 빈 자리를 메꾸는 땜장이로 갔는데 그 덕에 지금 제 모습의 대부분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니 이 역시 하늘의 계획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된 뒤 지방 대학의 교수로 간 것도 그렇습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단에 정형외과 의사만 지원자가 없어서 그 공백을 메우는 땜장이로 제가 가게 됐는데 그것 역시 제 삶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의 가장 큰 선택은 정년을 6년 남겨놓은 시점에 국립대 교수 자리를 내려놓고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환자와 의료진,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음이 제 평생의 가장 큰 보물입니다.
최근에 다녀온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대학병원 앞에 착한 사마리아인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들의 세상을 제가 바꿀 수는 없지만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그들의 곁을 지켜주는 이웃이 되어줄 수 있었음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여겨집니다. |
| “생명존중 정신이 널리 피어나길” … 故 이종호 명예회장의 뜻 이어가는 JW |
JW성천상은 JW의 창업자인 성천 이기석 사장이 강조한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故 이종호 명예회장이 2012년에 제정한 상이다.
국적과 민족을 초월해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인술로 보살핀 참 의료인을 매년 발굴해 시상해 오고 있으며,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JW이종호재단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 가장 어두운 곳을 밝히는 의료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조명하며, 생명존중의 가치를 널리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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