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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보이지 않는 출혈이 더 무섭다

의학정보

혈우병, 보이지 않는 출혈이 더 무섭다

2022-05-04

 

혈우병은 흔히 ‘상처로 인해 생긴 피가 멎지 않는 병’으로 알려져 있죠. 사실 혈우병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병인데요. 몸속의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기도 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세계 혈우인의 날을 맞아 신촌세브란스 암병원 소아혈액종양과 유철주 교수와 함께 우리에게 생소한 희귀질환 ‘혈우병’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Q. 혈우병은 어떤 질환인가요?

 

 

A.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서 혈액 응고가 잘 되지 않아 출혈이 쉽게 생기는 선천성 질환이에요. 혈우병은 대표적으로 A형과 B형이 있는데, 8번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한 경우를 A형 혈우병, 9번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한 경우를 B형 혈우병이라고 해요.

 

도미노를 예로 들어볼게요. 정상인이라면 혈액응고인자(도미노)가 하나씩 차례로 넘어지다가 마지막에 다 넘어지면 혈전이 만들어져서 더 이상 출혈이 일어나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중간에 한 개의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서 중간에 패가 비어버린 상황이라면 더 이상 도미노 패가 넘어질 수 없고 혈전이 만들어지지 않겠죠.

 

 

 

Q. 부모가 혈우병이면 남자 아이는 무조건 혈우병이 발병하나요?

 

 

A. 혈우병은 성염색체인 X 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유전 질환입니다. 다만 혈우병 환자의 25% 정도는 유전자 이상이 없어도 스스로 X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기도 하죠.

 

부모에게 혈우병이 있다고 해서 모든 남자가 혈우병을 물려받는 것은 아니에요. 정상인 X 염색체를 받는다면 정상인 아이가 태어나죠. 하지만 혈우병 인자가 있는 X 염색체를 받을 경우엔 혈우병이 생겨요.

 

여자는 남자와 달리 X 염색체가 두 개죠. 그래서 하나의 X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도 다른 X 염색체가 정상 역할을 할 수 있어서 혈우병이 발생하지 않고 보인자(유전인자 보유자)가 돼요. 그렇지만 드물게 여성 혈우병 환자도 있어요.

 

즉, 남자 아이에게 무조건 유전되는 것도 아니고, 남자에게만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Q. 혈우병은 외부에 상처만 안 나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 혈우병 환자들은 피부의 상처나 코피 같은 출혈이 많이 일어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죠. 실제로는 근육이나 관절 같은 몸속에 출혈이 더 많이 생겨요. 혈액응고인자가 얼마나 적은지에 따라서 출혈의 정도와 횟수는 차이가 있겠지만요.

 

중증 혈우병인 경우 가벼운 상처나 충격에도 출혈이 생기고 잘 멎지 않으며 자연 출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뇌나 장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장애가 생기게 됩니다.

 

과거에는 혈장제제를 수혈하는 과정에서 B형·C형 간염 혹은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등 수혈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있었어요. 다행히 최근엔 혈장제제보다 안전한 혈액응고인자 농축제제를 투여하기 때문에 잘 관리되고 있어요.

 

 

 

Q. 혈우병에도 ‘항체’가 생긴다는데, 항체가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요?

 

A.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반적인 ‘항체’의 의미와 달리, 혈우병에서 항체가 생긴다고 하면 좋은 얘기는 아니예요. 혈우병에서 항체란, 혈액응고인자에 대한 항체를 말해요.

 

중증 혈우병 환자들은 출혈 치료를 위해서 외부로부터 혈액응고인자 농축제제를 혈관주사로 맞게 되는데요. 우리 몸의 입장에서 이런 혈액응고인자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물질, 즉 침입자로 인식해요. 그래서 약 30% 정도 항체가 생겨요. 이렇게 생긴 항체는 혈액응고인자를 없애는 역할을 하게 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전혀 안 나타나게 되는 심각한 상태가 돼요.

 

이런 경우에는 혈액응고인자 농축제제를 사용할 수는 없고, 다른 응고 경로에 작용하는 우회인자제제를 사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Q. 혈우병은 치료할 수 있나요?

 

 

A. 치료는 일반적으로 부족한 혈액응고인자 농축제제를 정기적으로 보충해 주는 방법을 말해요. 1주일에 2~3번 혈관주사로 보충하는 식이죠. 어쩌다 한 번 맞는 주사도 무서운데, 일주일에 3번씩 몸속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기가 예삿일은 아니죠.

 

다행히 최근에는 반감기 연장제제들이 개발되어서 최대한 주사 횟수를 줄이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아이들에게 1주일에 1~3회의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은 저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피하주사제제가 개발되었고, 현재 2~3개의 피하주사제제가 임상시험 중이고요.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언젠가는 완치도 가능하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지만 연구가 더 필요한 게 사실이에요.

 

 

 

Q. 혈우병 환자들을 위한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세계혈우연맹(WFH)은 1989년부터 매년 4월 17일을 ‘세계 혈우인의 날’로 제정하고, 전 세계 의료진과 환자, 단체가 모이는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있어요. 이 심포지움에서는 출혈 질환의 치료 향상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또 전 세계 학자, 환자들과 공유하고 있어요.

 

환자들이 좀 더 만족스럽고, 좋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저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용기 잃지 마시고, 잘 치료받으셔서 건강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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